책임감(Responsibility)의 반비례 법칙
책임감의 사전적인 뜻은 ‘자기가 맡아서 해야하는 임무나 의무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자기가 하는 행동이나 습관을 적절한 시기에 함으로서 다른사람들이 믿고 기대할 수 있는 것이라고 확대 해석할 수 있겠다. 일상생활속에서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정말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 있는 반면 책임감이 약한 사람도 많이 있다. 과연 책임감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형성이 되는 것일까? 그리고 그 책임감이 교육적으로는 어떤 의미가 있으며 책임감이 결여되면 어떤 문제가 생길 수 있을까? 책임감에 대해 교육전문가들은 왜 그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일까?
미 해군사관학교 출신이며 성공을 위한 멘토로 유명한 데니스 웨이트리(Denise Waitley)는 책임감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인생에는 두가지의 선택이 주어진다. 현재 존재하고 있는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이거나, 그 상황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책임감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There are two primary choices in life: to accept conditions as they exist, or accept the responsibility for changing them.” 과연 우리는 아이들을 키우면서 얼마나 많은 책임감을 일상생활속에서 가르치고 있으며, 또한 부모로서 책임감을 실천하고 보여주고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자기에게 주어지는 상황을 변화시키려고 노력하기보다는 그 상황조차 받아들이지 않고 거부하는 아이들의 모습 속에서 우리는 부모로서 더 많은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교육은 보여주는 것이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부모가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은 책임감을 갖고 살아가며 세상속에서 다른사람들과 공존하고 있는지 아이들은 우리를 매일 지켜보고 있다. 책임감은 단순하게 자기가 할일을 자기가 하는것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자기와 다른사람의 관계에서도 책임감은 아주 크게 작용을 한다. 자기의 일을 자기가 하는 것을 소극적 책임감이라고 한다면 다른사람과의 관계속에서의 것들을 적극적인 책임감이라고 할 수 있다. 책임감의 종류를 간단하게 정리하면 세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가 소극적인 책임감이다. 아이들이 가져야 할 소극적 책임감은 자기의 일을 자기 스스로 하는것이다. 아이들에게 자기의 일은 학교와 가정에서의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학교 수업시간에 늦지 않도록 준비하고 등교하는 것, 학교 숙제나 프로젝트를 제 시간에 제출하는 것, 다가오는 시험에 미리 대비하여 공부하는 것, 자기의 신체적인 건강을 고려하여 균형있는 영양섭취와 규칙적인 신체적 운동은 물론이고 수면시간이나 위생을 관리하는 자세, 자기 방이나 자기 주변의 정리정돈를 잘 하는 것, 또 더 나아가 집안의 일들 중 자기가 맡은 일들을 책임지고 알아서 하는 것 등이 기본적인 책임감이라고 하겠다.
둘째는 적극적인 책임감이다. 아이들에게 일깨워줘야 하는 적극적인 책임감은 훨씬 더 중요하며 바람직 하지만 어려서부터 다양하게 훈련을 시키지 않으면 아이들은 커가면서 점점 실천하는 것을 힘들어 하게 된다. 적극적인 책임이란 자기 자신과 직접적인 관계는 없지만 다른사람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야 하는 부분이다. 내가 하는 말이나 행동이 다른사람에게 미치는 영향, 나의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가정이나 사회에 미치는 범위, 나의 생각과 말 그리고 행동이 이 사회와 나라에 미치는 긍정적 또는 부정적 관계를 고려하는 것은 적극적인 책임감에서 우러 나온다. 자기방은 물론이고 집안을 온통 어지른다든가 남을 인식하지 않고 공공장소에서 떠드는 것, 길거리에 쓰레기를 함부러 버리는 것, 식당이나 차안에서 다른사람을 인식하지 않는 행동들,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말이나 자기행동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 다른사람이나 단체와의 약속을 잊어버리거나 안 지키는 것, 인터넷이나 공공장소에서 다른 사람이 원하지 않는 말이나 행동을 하는 것은 분명히 책임감이 없는 사람의 행동이다.
셋째는 능동적인 책임감이다. 이또한 어려서부터 능동적인 사고를 가르쳐야 가능하며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삶을 가르쳐야만 가능해 진다. 어려서부터 주어지는 상황에서 안주하며 머무르지 않고 더 많은 변화와 노력을 하도록 가르쳐야만 가능한 책임감이다. 상대방을 배려하여 자기를 양보하여야 하며, 자기에게 주어진 일을 더 적극적으로 변화시키고 업그레이드 시키겠다는 의지와 추진력이 필요하며 이 시대가 요구하는 리더의 필수조건이다. 자기에게 주어진 일만 겨우 하는 아이들, 숙제만 겨우 마지막에 하는 아이들, 자기의 책임을 하려고는 하지만 부모가 시켜야 마지못해 하는 아이들, 가족들을 인식하지 못하고 자기 중심적으로 살아가는 아이들, 자기의 상황에 대한 불평과 불만으로 항상 가득찬 아이들, 남을 원망하거나 매사에 이유와 변명이 따르는 아이들은 당연히 능동적인 책임감이 결여되었다고 봐야 한다.
우리는 매일 선택을 하며 살아간다. 현재 자기에게 주어지는 상황을 받아들이지 않고 거부하거나 부분적으로 받아들이는 소극적 책임감, 존재하는 상황을 그대로 인정하고 자기의 몫으로 받아들이는 적극적 책임감, 그 상황을 더 노력하여 변화시키고 발전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능동적 책임감의 세가지 중에 하나를 선택하여 주어진 상황을 해결하며 살아간다. 우리는 아이들의 일상생활속의 부정적인 모습을 타고난 천성이라고 생각하며 포기하는 경향이 있지만, 사실 아이들은 부모로부터 이 세가지의 선택을 매일 보고 배우며 따라한다. 부모가 매사의 상황에 대처하는 해법을 지켜보며 똑같은 선택을 무의식중에 하고 말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이 세가지 중에 부모의 모습과 행동에 일치하지 않는 선택으로 아이들에게 강요하여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부모의 지나친 책임감은 아이의 책임감과 반비례하기 때문이다.
-교육 컬럼니스트 민 다니엘